이용호씨 운영 삼애인더스 '해외CB장난' 거액 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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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G&G그룹 이용호 회장이 운영해온 삼애인더스가 외국 자본을 유치한다며 지난해 발행한 해외 전환사채(CB)가 실제로는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 대량 거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CB가 李씨의 주변 인물에게 넘어가 시세차익을 챙기는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혐의를 잡고 산업은행 등 문제의 CB를 거래한 국내 30여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매매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구속된 광주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씨가 이용호 회장에게서 CB 발행을 위한 로비자금 조로 10억4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실제로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로비가 있었는지를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16일 "주식전환 조건이 유리하고 증권분석가들도 회사 전망이 좋다고 해 지난해 11월 초부터 모두 8백여만달러어치를 매매했고 5% 정도의 이익을 남겼다" 며 "검찰에 해외CB 매매 경위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거래를 시작한 것은 삼애인더스가 KGI증권을 주간사로 정해 유럽 시장에서 해외CB 9백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1백1억여원)어치를 발행했다고 밝힌 지난해 10월 26일로부터 한달도 안된 시점이어서 외자유치를 가장한 채권 발행임을 알고 매매에 참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문제의 CB는 산업은행이 처분한 뒤에도 외국인 투자자가 아닌 국내 개인투자자와 이용호 회장 주변 인물이 관계한 법인들이 주로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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