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수석 교체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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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청와대 수석비서진의 개편 폭이 커졌다. 당초 2~3명이라고 공식 예고했던 것이 5명으로 늘었다. 비서실장까지 포함할 경우 9명 가운데 6명이 바뀐 셈이다.

유임된 사람은 박지원(朴智元)정책기획.이기호(李起浩)경제.이태복(李泰馥)복지노동수석 등 3명 뿐이다. 민주당의 청와대 비서실 쇄신 요구를 일정부분 반영한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당초 교체 대상에 오르지 않았던 남궁진(南宮鎭)정무.정순택(鄭淳)교육문화.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이 10일 갑자기 추가됐다. 이 바람에 10일로 예정됐던 발표가 11일 오후로 늦춰졌다.

민주당 '정풍파(整風派)' 에 의해 거명됐던 인물 중 박지원 수석만 남은 셈이다. 南宮수석은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서울 구로을 재선거에 출마할 경우 후임으로 기용될 것이 유력하다.

○…박지원 수석과 가까웠던 박준영 공보수석은 같은 차관급인 오홍근(吳弘根)국정홍보처장과 자리를 맞바꾸었다. 신광옥(辛光玉)민정수석은 김학재(金鶴在)법무부 차관과 서로 교체했다. 辛수석은 박지원 수석-신승남(愼承男.목포고)검찰총장과 호흡이 맞지 않은 것이 경질 사유라고 청와대 한 관계자는 전했다.

현 정부에서 자리를 맞바꾼 경우는 세번 있었다. 문희상(文喜相)정무수석과 이강래(李康來)안기부 기조실장이 첫번째였으며, 강봉균(康奉均)정책기획수석과 김태동(金泰東)경제수석이 두번째였다.

어쨌든 이상주(李相周)비서실장 기용에 이어 朴수석을 견제할 수 있는 南宮수석과, 다소 불편한 관계로 알려진 신광옥 민정수석이 모두 교체됨으로써 朴수석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호(柳宣浩)신임 정무수석은 민주당 내 개혁 목소리를 높여온 천정배(千正培).신기남(辛基南)의원과 가깝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한다.

○…이번 인사로 청와대 비서실에는 목포 세력이 대거 늘었다. 박지원(목포 문태고)수석과 목포고 출신인 유선호 정무.김학재 민정수석이 들어서 수석 8명 가운데 3명을 차지했다.

임동원(林東源)전 통일부 장관은 예상대로 장관급 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별보좌역 자리를 새로 만들어 기용됐다.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돼 지난 7일 물러난 지 4일 만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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