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2500억 투자 금강사업 부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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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군 정보화를 위해 2천5백억원을 들여 개발한 금강체계가 크게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 박세환(朴世煥.한나라당)의원에게 제출한 금강체계 시험비행 자료에 따르면 이 시스템을 탑재한 항공기 4대 가운데 2대(3.4호기)가 8월 현재 고장난 상태다.

이들 항공기는 지난해 12월(1.2호기), 올 2월(3.4호기) 국내 시험을 거쳤으며 이때 군은 "요구 성능을 충족했고, 핵심 기능인 레이더 영상의 질과 해상도는 요구를 초과 달성했다" 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3호기는 4월 고장을 일으킨 이래 단 한 차례도 임무수행 비행(5월 8일부터 8월 10일)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朴의원측은 밝혔다. 4호기도 5월 임무비행을 한차례, 7월 장비점검 비행을 한차례를 한 뒤 현재 고장난 상태다.

1.2호기도 잦은 고장을 일으켜 모두 25차례 비행에서 5차례만 문제가 없었다. ▶항법장비 문제로 임무 중단 4차례▶레이더 수집체계와 레이더 처리체계의 결함 발견 8차례▶영상정보 수집체계와 지상기지간을 연결하는 데이터 링크 결함 10차례다.

금강체계의 임무비행 시간은 5시간 이상 되도록 설계됐으나 지난 3개월간 평균 임무비행 시간은 그 절반인 2시간15분에도 못미쳤다.

박세환 의원은 "민수용으로 개발된 호커기를 금강체계를 탑재한 군수용으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탑재량이 늘면서 비행시간이 짧아진 것 아니냐" 며 "3개월간의 짧은 시험운용기간에 도입 항공기의 절반이 고장나 금강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 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국감자료를 통해 "내년 2월까지는 초도단계이므로 장비운영에 문제가 없다" 고 주장했다.

고정애 기자

◇ 금강사업이란=1990년대 중반 이래 국방부가 정보자주화를 위해 백두사업(신호.통신 감청 체계)과 함께 영상정보를 얻기 위해 레이션사의 비행기 호커 800XP와 영상정보 체계를 결합시켜 개발했다. 내년 말 배치, 운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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