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업률' 쇼크 세계증시 또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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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세계 증시가 동반 침체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지난 주말 9, 600선대로 떨어지고 나스닥지수도 1, 700선 아래로 밀려 났다. 유럽증시는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일본 닛케이지수도 1만선 붕괴의 초읽기에 몰리고 있다.

지난 주말 세계증시는 미국의 실업통계로 충격을 받았다. 지난 7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이 제자리 걸음을 한 상태에서 미국의 8월 중 실업률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0.3%포인트나 높은 4.9%를 기록해 증시에는 위기감이 퍼졌다.

고용불안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미국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맬 경우 그마나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소비마저 위축되고 기업 수익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특히 개인소비에 민감한 내수 업체들이 몰려있는 다우지수가 나스닥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져 투자자들의 소비위축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다.

세계증시는 미국의 주가지수가 과연 지난 4월에 기록한 저점(다우 9, 106.54, 나스닥 1, 619.58)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조재훈 팀장은 일단 미 주가지수들이 전저점을 위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팀장은 "이번 주부터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예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며 "퍼스트 콜의 집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이미 경고한 업체의 수가 3백70개에 달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분기보다 더 나쁜 상황" 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낙관론도 만만찮다.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이미 제조업 부문의 신규주문이 조금씩 늘어나고 기업의 정리해고가 한풀 누그러지고 있다" 며 "실업률은 경기 후행지표에 불과하며, 미국 경제는 바닥을 쳤다" 고 주장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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