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옥신 암유발 첫 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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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암 유발 물질로 추정돼 온 환경호르몬 '다이옥신' 이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국내 교수진에 의해 직접 인체 세포실험을 통해 처음 규명됐다. 다이옥신의 암 유발 사실은 지금까지 동물실험과 역학조사를 통해서만 간접 확인됐었다.

대구가톨릭대 의대 약리학교실 양재호(梁在昊.44)교수는 9일 "인체세포 조절인자 이상이나 세포간 신호전달체계 이상 등의 원인으로 정상세포가 다이옥신에 의해 암세포로 바뀌는 과정을 밝혀냈다" 고 발표했다.

梁교수는 "다이옥신의 인체 암 유발성이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다이옥신에 민감한 유전자를 가려내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예방책을 연구하거나, 환경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시약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각로 등 다이옥신 배출량이 많은 산업현장이나, 다이옥신 성분이 포함된 고엽제 국내 피해자 1만7천2백여명이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를 상대로 낸 고엽제 소송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梁교수는 10일 경주에서 열리는 제21차 국제다이옥신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梁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에 재직하던 1992년 당시 미국 암연구학회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에 '다이옥신이 인체에 암을 일으킨다' 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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