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박완순 부장 EBS서 '주부특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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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가족을 잃고난 뒤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달았지요. 기업이건 국가건 조직의 경쟁력은 가정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

1997년 괌 KAL기 추락사고 때 가족을 잃고도 사고수습에 여념이 없어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대한항공 홍보팀 박완순(朴琓淳.49)팀장이 방송 강사로 나선다. 10일부터 나흘간 매일 오전 10시 방영될 EBS 주부특강에서 '가정에서의 주부 역할과 중요성' 을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이미 사내교육과 국세공무원교육원.한국전력.보험사.은행 등에 출강한 적이 있다. 늘 '가정' 과 '가족' 을 화두로 풀어가는 그의 강의에는 가족에 대한 아픈 기억이 담긴다. 그래서인지 설득력과 친근감이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 거기에 독특한 유머감각과 입담도 더해진다.

괌 사고 당시 대한항공 괌 지점장이었던 그는 부인과 아들을 태우고 아가냐 공항으로 날아오던 KE801편이 추락하는 장면을 직접 지켜봐야 했다.

"사고 당시엔 현실인지 꿈인지 아무 생각이 없어지더군요. 희생자 가족과 보도진 등이 몰려 정신없이 바빠지자 오히려 견디기가 쉬웠지요. "

그는 강단에서 부모의 행동에 따라 행동과 사고방식을 배우는 7~8세까지의 교육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어릴 때 부모의 역할이 자녀, 나아가 회사.국가의 미래까지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

그는 괌 사고 당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딸(19)을 얼마전 미국에 유학보내고 서울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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