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 정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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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주한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정치 지도자들은 어떤 모습일까.

제프리 존스(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마이클 브린(PR 회사인 버슨마스텔러 한국 부사장).고미요지(도쿄신문 한국지사장).이다도시(방송인) 등 국내에서 오래 생활한 외국인들이 7일 한나라당 국가혁신위가 마련한 토론회 발표자로 나섰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에 대한 평가' '차기 대통령이 국정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길' 등이 주제였다.

▶고미요지=金대통령은 통치스타일에 문제가 있다. 지식이 너무 많다 보니 아랫사람이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보고를 1분 이상 듣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반면 이회창 총재는 정치인답지 않게 엄격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은 상생의 정치를 외치고 있지만 잘되지 않고 있다.

▶제프리 존스=안정성.예측성.일관성이 있어야 외국투자가가 몰려오고 경제가 안정된다. 정치인들이 제대로 노력하지 않는다. 법은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근로기준법은 집행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는지 의심스럽다.

정치 지도자들은 정책 결정에 앞서 국민의 비난을 먼저 생각한다. 대우자동차 같은 현안에 결단을 못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이클 브린=한국은 지도자를 판단하는데 지연.학연.혈연이 강하게 작용한다. 때문에 전국민적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드물다. 金대통령의 인기하락은 국정수행에서 전직 대통령들과 같은 패턴을 밟아 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5년 임기 중 첫 1년은 일을 배우고, 마지막 1년은 레임덕에 시달린다. 제대로 일하는 시간은 3년에 불과하다. 모든 대통령이 근대화를 이룬 박정희 대통령과 경쟁하려 하는 것도 문제다.

▶이다도시=한국은 정치인과 국민의 거리가 너무 멀다. 프랑스의 경우 정치인이 각종 이벤트를 활용, 국민에게 자신의 정책이나 주장을 설명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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