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 회의] "이래서야 민심 잡히겠나"

6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선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의 유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특정인을 거명하며 반발했다.

◇ "李총리 돌려보내라" =최고위원 회의에서 김근태.장을병(張乙炳)최고위원 등 대부분의 참석자가 총리 유임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후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은 "새로운 의지로 여소야대를 극복하고 국정을 쇄신하겠다는 모습이 아니다" 고 말했다.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야당에 정치적 공세를 펼 빌미를 주면 안되고, 그래서 정치색이 없는 실무내각 구성을 주장했었다" 고 말했다.

◇ 특정인사 비판=청와대 내의 당 출신 인사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기재(金杞載)최고위원은 "그동안 두차례의 의총과 연찬회에서 당정 쇄신을 논의했는데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인사들과는 거리가 멀다. 이래서야 민심이 잡히느냐" 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청와대측의 상황인식이 철저하지 못하다는데 여러 최고위원들이 공감한다" 면서 "(청와대에서 당으로 내려오는) 순환보직은 안된다" 고 비판했다.

개혁파의 한 초선 의원은 "국정이 이 지경이 된데 대해 책임져야 할 청와대 비서진이 당에 온다면 누가 승복하겠느냐" 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인사가 잘못되면 적지않은 파문이 일 것" 이라고 주장했다.

전용학 대변인은 "당정 개편에 모든 당원이 흔쾌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며 "김중권 대표가 이같은 뜻을 金대통령에게 재차 전달키로 했다" 고 말했다. 당이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두번씩이나 공개적 입장표명을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최고위원 회의의 결정은 이날 오후 이한동 총리 유임부터 시작된 이른바 '빅3' 의 내정으로 물거품이 됐다.

김종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