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종교 자유 보장’ 판결을 끌어낸 강의석(사진)씨는 22일 선고 후 법정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학교가 진정한 종교 교육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원수도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게 되면 전액 학교에 돌려 드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강씨를 지원해온 류상태 전 대광고 교목실장도 “이제는 강제적인 종교 교육이 아니라 예수의 가르침을 깊이 생각해서 내용으로 다가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음은 강씨와의 일문일답.
-승소한 소감은.
“당연한 판결인데 5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학생들이 강제적인 종교의식으로 고통받고 있다. 오늘 판결로 더 이상 강제 종교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
- 그간의 과정은.
“고3 때인 2004년 6월 친구들이 학교 갈 때 저는 가판대와 전단지를 들고 지하철 역으로 갔다. 그리고 헌법과 세계인권선언에 담긴 종교 자유의 의미를 말씀드렸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가르쳐야 할 학교에서 자기만 옳다는 권위만 내세워선 안 된다. 대법원까지 와서 승소할 수 있었던 것은 (법에 대해선)아무것도 몰랐지만 행동에 옮겼기 때문인 것 같다.”
-종교 교육을 부정하는 것인지.
“학교에서 종교 교육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도 종교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갖춰 달라는 것이다.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종교 의식에 참여하고, 원치 않으면 참여하지 않을 수 있게 하면 된다. 최소한 찬송가를 부르지 않을 수 있는 자유만이라도 줬으면 좋겠다.”
-판결 내용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소수의견에) 법률전문가가 아닌 선생님은 퇴학을 시켜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목이 있었다. 고등학생에게 퇴학은 큰 처분인데 이렇게 넘어가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학생들이 편법으로 전학을 가지 않은 게 문제라는 논리도 이해할 수 없다.”
현재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인 강씨는 호스트, 권투선수, 택시 기사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2008년 국군의 날엔 ‘군대 반대’ 누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서해교전을 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최근에는 디지털 싱글앨범 ‘친구의 누나에게’를 내고 가수에 도전했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