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2분기 성장률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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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 경제가 결국 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가. 신경제 붐을 일으키며 장기간 성장을 이끌던 정보기술(IT)분야가 가라앉고 제조업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난 2분기 성장에 '멈춤' 이란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2분기 성장률은 1993년 1분기(-0.1%)이후 가장 낮아졌으며, 올해 전체 성장률은 1%대에 불과할 전망이다.

미 정부는 곧 감세와 금리인하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나마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소비활동 마저 둔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제조업 침체, 소비활동도 둔화=미국의 산업생산은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공장가동률도 83년 이후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가 급속히 가라앉으면서 문을 닫거나 생산을 줄이는 공장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전미구매관리협회(NAPM)제조업지수는 지난달 43.6으로 전달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이 지수가 50미만이면 경기가 하강국면이란 뜻인데,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50을 밑돌고 있다.

가계소비는 올 상반기 조금씩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해 왔으나 지난달에는 전달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자신뢰지수는 7, 8월 연속 하락해 4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실업자들이 쏟아져나오고 주가하락으로 인해 개인들의 금융자산이 줄어들고 있어 소비가 더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실업률은 지난달 4.5%를 기록, 지난해 12월에 비해 0.5%포인트 높아졌는데 전문가들은 올 연말에는 5%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회복세 예상보다 늦어질 듯=미국 경제는 3분기에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최근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5%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백악관은 연말께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해 내년에는 3.2%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연준 조사에서는 내년도 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가 다소 회복되긴 하겠지만 예상보다는 저조할 것이란 뜻이다.

국제통화기금(IMF)내에서도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1.1%에 머물러 올해(1.5% 전망)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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