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마산 로타리클럽 백내장 노인들 시력 찾아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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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23일 오후 경남 마산시 석전동 예일안과 4층 수술실. 백내장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은 박성채(75.마산시 석전동)씨의 수술이 30여분 만에 무사히 끝났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며느리 김규옥씨(38)씨는 함께 있던 서마산 로타리클럽 배기철(48)회장의 손을 잡으로 "고맙습니다" 를 연발하며 울먹거렸다.

"평소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고생하면서도 돈이 없어 백내장 수술을 받지 못했는데 이렇게 무료로 수술을 해주니 정말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배씨도 김씨의 손을 잡으며 "아버님 잘 모시세요" 라고 다독거렸다. 다음날 배씨는 회원들과 함께 이 병원을 찾아 왼쪽 눈에 안대를 한 박씨를 승용차로 집까지 태워 주고 격려했다.

지역사회 봉사단체인 서마산 로타리 클럽은 연말까지 박씨 같은 65세 이상의 백내장 환자 1백명에게 수술비 전액을 후원해 줄 계획이다.

지난 7월 이 사업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15명이 수술로 시력을 되찾았다.

"IMF 사태 이후 저소득층 노인들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백내장을 방치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회원들이 지난해 말 클럽 창립 15주년 기념 사업으로 결정한 것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

클럽 회원들은 마산시와 노인복지시설 등의 추천을 받은 환자들을 직접 방문해 수술 대상자 1백명을 선정했다. 모두 5천만원이 드는 수술비는 클럽회원들의 성금과 이 클럽이 소속된 국제로타리 3720지구 총재실의 지원을 받았다. 전임 허장욱 회장 등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일본의 오이즈미로타리클럽을 방문, 도움을 청했다. 국제로터리재단의 지원도 받았다.

수술을 맡은 예일안과 심형석(35)원장은 70만~80만원선인 두눈의 수술비를 50만원으로 할인해줬다.

이 클럽 회원 52명은 청소년 장학금 지급, 불우 독거노인 지원 등의 봉사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결식아동 3백90여명에게 쌀.김치.라면을 구입해 줬다. 매주 한번씩은 진전면에 있는 장애인시설인 소망의 집을 찾아 봉사의 손길을 나눈다. 회원인 조동일(53)씨는 "어려운 이웃에 더욱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 말했다.

홍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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