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나카무라 신야-송태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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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한·중·일 신예강자들 총집결

제1보 (1~21)=국제대회에 '자비 출전' 이란 새 이정표를 연 삼성화재배가 올해로 어언 6회째를 맞는다. 별 것 아닌 것같지만 이 '자비 출전' 은 프로스포츠 세계에선 핵심 요소나 다름없다.

한정된 몇 사람만 초대받아 융숭한 대접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대회는 귀족적이고 화려하긴 하지만 어딘지 이벤트 냄새가 난다. 스스로 돈을 들여 찾아가는 대회야말로 진정한 프로의 맛이 난다.

그 삼성화재배가 올해는 한걸음 더 나아가 외국 기사들에게 "정원이 없다. 오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오라" 고 문호를 활짝 열었다. 그러자 중국은 거의 랭킹 순으로 강자들이 총출동했고(23명), 일본도 도전 의지를 지닌 신예들을 중심으로 43명의 대부대가 찾아왔다. 국제대회에 목마른 대만도 10명이나 참가했다.

이들을 맞는 한국 기사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이리하여 3국의 신예 강자들이 총집결한 예선 대국장은 그 어느 대회에서도 볼 수 없는 긴박감이 흘러넘쳤다.

25일 1회전, 27일 2회전, 29일 3회전을 거쳐 30일 최종 결승전이 벌어졌다. 총 16장의 본선 티켓이 걸린 16판의 결승전이 동시에 열린 것이다.

그 중에서 최연소 결승 진출자인 한국의 송태곤(15)2단과 일본의 준영전 우승자 나카무라 신야(仲邑信也.28)의 대국을 소개한다. 이 판은 바둑사에 남을 만한 해프닝이 종반에 벌어졌다.

돌을 가려 宋2단의 흑. 백6과 흑11의 급박한 협공에서 신예다운 불꽃이 번쩍인다. 12는 독특한 취향. 보통은 11이 A에 있을 때 쓰는 수다. 13의 헤딩이 적시의 강타로 백이 실리의 손해를 입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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