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컵핸드볼] 한국, 러에 져 준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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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국이 러시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19일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제5회 서울컵 국제여자핸드볼 대회 마지막날 경기에서 대회 4연패를 노리던 한국은 러시아에 30 - 32로 분패, 3승1패를 기록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일요일 경기장을 꽉 메운 1천여명의 관중은 비록 한국이 패했으나 오랜만에 보여지는 수준높은 세계 정상권의 핸드볼 경기에 흠뻑 취했다.

러시아는 역시 핸드볼 강국이었다. 대표 1진이 아닌 상비군 멤버들이 주축이 된 1.5진에 해당돼 다소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국보다 강한 체력과 신장을 이용하며 파괴력있는 공격을 보였다.

전반은 러시아의 우세. 1m90㎝의 센터 플레이어 옥산나 로만스카야(2골)와 1m85㎝의 레프트 백 안나 카레바(6골)는 두세명을 여유있게 제치는 개인기와 보통남성보다 강한 힘으로 한국 수비진을 마음껏 유린했다.

후반 들자 한국은 특유의 빠른 발이 살아났다. 한국은 골키퍼 오영란의 선방에 이은 미들 속공을 좌우 사이드 장소희(4골)와 우선희(7골)가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경기를 일진일퇴의 공방으로 몰고 갔다.

특히 후반 15분쯤 우선희의 속공으로 첫 역전에 성공하며 페이스는 한국쪽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선수층이 얇은 한국팀은 이때부터 체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무딘 발로 수비에 허점이 보이자 러시아 센터 백 이리나 폴토라츠카야(6골)의 공격력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폴토라츠카야는 후반 막판에 4골을 몰아쳐 1993년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러시아에 8년 만의 우승컵을 선사하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최민우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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