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가 본 ㈜ 상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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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의 60% 이상이 디스플레이용 필름에서 나왔다. LCD·LED의 조명(백라이트)이 화면 곳곳을 골고루, 또 밝게 비추도록 만드는 게 이 필름의 주된 역할이다. 지난해 세계 LCD 디스플레이 시장이 쑥쑥 크면서 상보도 매출이 전년보다 38% 늘어나는 급성장을 했다.

지난해엔 디스플레이 필름 쪽에서 돋보이는 기술도 개발했다. 종전까지는 필름 석 장을 겹쳐 써야 했는데, 두 장만으로도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밝기는 더 밝아졌다. 일본의 디스플레이 관련 대기업도 이 기술을 인정해 올해부터 상보의 필름을 공급받기 시작했다. 해외 판매가 많이 늘어날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로 인해 올해 매출은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보는 또 다른 기술을 선보인다. ‘탄소나노튜브(CNT) 투명전극 필름’이란 것이다. 스마트폰 등의 터치스크린에 쓰이는 소재다. 지금은 ‘ITO 필름’이란 것을 쓰고 있지만, 원료인 ‘인듐’이 거의 고갈될 지경이라는 문제가 있어 대체할 제품이 절실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을 국내 기업인 상보가 내놓은 것이다. 이 기술은 한국전기연구원이 개발한 것을 상보가 받아 상용화시켰다. 이미 국내 굴지의 휴대전화 제조회사가 시제품의 성능 테스트를 끝내고 상보의 양산 라인에서 나온 제품을 시험하는 중이다. 이상이 없으면 연내 양산에 들어간다는 게 상보의 계획이다.

터치스크린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PC와 모니터, TV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LCD 디스플레이용 필름을 만들던 상보가 앞으로는 터치와 관련한 모든 디스플레이의 필름 쪽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보(常寶)’라는 회사 이름에는 ‘항상 보석과 같아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보는 보석처럼 귀한 대접을 받았다기보다 이런저런 어려움을 많이 겪은 회사였다. CNT 필름 양산기술 개발이 ‘글로벌 핵심 소재 기업으로 빛나는 보석’이라는 상보의 목표를 이루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평진 대우증권 스몰캡(중소형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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