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씨 "태평양 횡단 20년 꿈 이뤄 뿌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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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현곤아, 장하데이!"

9일 밤 11시쯤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요트로 태평양 단독 횡단에 성공한 김현곤(金鉉坤.41.자영업.부산 강서구 미음동.사진)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어머니 박채옥(75)씨가 아들을 얼싸안았다.

金씨의 출신학교인 부경대 교직원과 동문, 강서구 직원 등 50여명이 환영나왔다.

길이 10m의 요트 '무궁화호' 로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金씨는 "태평양의 높고 거친 파도 때문에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맞았으나 무사히 항해를 마치게 돼 기쁘다" 며 "다음에는 세계일주에 도전하겠다" 며 기염을 토했다.

김씨는 부산 아시안게임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태평양 횡단에 도전했다. 지난 4월 2일 캐나다 밴쿠버를 출발, 하와이.일본을 거쳐 1백30일 만에 1만5천여㎞의 항해를 마쳤다.

"밴쿠버를 출항해서 10일쯤 지나 초속 35노트의 비바람을 만났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는 김씨는 "무거운 짐을 배 밑으로 옮겨 무게중심을 잡아 겨우 살 수 있었다" 고 회상했다.

김씨는 "하와이에서 우리 나라 참치잡이 선주협회로부터 무전기 등 각종 장비와 식량을 지원 받아 항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김씨는 1981년 수산대(현 부경대) 전자공학과에 입학, 요트제작연구회를 결성하면서 해양스포츠에 관심을 가졌다. 요트구입과 항해 비용 1억원은 막노동.팬시점 운영 등으로 마련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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