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주둔 미군 감축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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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군 현대화를 가속화할 재원 마련을 위해 해외주둔 미군 감축을 검토 중이라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이날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펜타곤에서 현재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4년 주기 국방태세 검토보고서(QDR)' 작업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이렇게 밝히면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 중 하나가 병력문제라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 감축은 기정사실=이날 울포위츠 부장관은 "미국은 해외주둔 병력의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면서 "(유럽의 군사적 위협이)다른 지역에서 보다 낮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고 밝혀 유럽주둔군의 우선 감축을 시사했다.

그러나 울포위츠 부장관은 병력 감축을 둘러싼 군 내부와 의회 등의 반발을 감안, "(병력 감축이)고도로 훈련된 최정예 병력을 줄이는 것이라면 작은 것을 탐내다 오히려 큰 것을 잃게 될 것" 이라면서 병력 감축을 매우 효율적이고 신중하게 처리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병력 감축 규모' 에 대해서는 "이를 확인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 라고 답했다.

국방부의 데이비드 추 인사처장도 이날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방예산 재원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첨단무기 개발 재원을 마련하고 미군편제를 미래의 전투상황에 적합하도록 전환하기 위해 병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면서 병력 감축이 사실임을 밝혔다.

AFP 등 외신은 그러나 데이비드 추 인사처장이 "국방부 내에서는 물론 의회에서도 찬반양론으로 갈려 논란을 빚고 있다" 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 검토 중인 감축안=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럼즈펠드 장관과 미 육.해.공군 고위장성들은 7일 ▶육군 10개 사단 중 2.8개 사단 5만6천명▶해군 1~2개 항공모함 전단▶공군 16개 전투비행중대 규모의 병력 감축방안을 골자로 한 병력 감축안에 대한 첫 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신문은 럼즈펠드 장관이 오는 9월 30일 이전에 미 의회에 제출할 QDR보고서를 통해 최종 병력감축안을 밝힐 것이지만 병력 감축에 대한 의회 의원들과 동맹국의 반발이 심해 현재의 안이 그대로 의회에 제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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