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달러짜리 번호…휴대폰 '황금 번호' 거래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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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최근 미국 LA한인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고객을 당기는 효과가 큰 '황금 전화번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휴대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 침체의 여파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부동산업계 종사자나 영업 사원들을 중심으로 특정 전화번호에 대한 판매와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가격도 낮게는 100달러에서부터 0000, 7777 등 구하기 힘든 번호들은 1000달러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직장을 잃은 한인들이 전화만 있어도 사업을 할 수 있는 택시 등에 몰리면서 황금 번호 수요가 늘고 있다. LA지역 번호인 213과 323번호의 경우 기존 사용자가 워낙 많아 새로운 번호를 받아도 업종과 전화번호의 이미지를 일치시키는 번호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에이전트나 에스크로 감정 등 부동산업계에 종사하는 한인들은 4989(사구팔구) 번호를 선호한다. 업종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질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기억에도 오래남아 마케팅 효과가 확실한 것. 자동차 매매 업계 종사자들도 4989와 유사한 4949(사구사구)나 8949(팔구사구) 등의 번호를 선호하고 있다.

또한 택시나 냉동 플러밍 등 신속산 서비스가 생명인 업종들은 8282(빨리빨리) 건축업은 0404(공사공사) 이삿짐 업체의 경우 2424(이사이사) 등 업종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번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휴대폰업계 관계자는 "4989를 가지고 있던 부동산업계 종사자가 전업을 할 때 번호를 없애기는 아깝고 가지고 있자니 기존 고객들의 전화에 시달려 고심끝에 번호 판매를 문의했다"며 "이같은 번호가 나오면 관련업계 새내기들이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주고 구입해 공급과 수요가 꾸준하다"고 귀띔했다.

미주중앙일보 곽재민 기자 jmkwa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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