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행장 "3년안에 시가총액 2.5배 키울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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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정태 국민.주택 합병은행장 후보는 "3년 안에 합병은행의 시가총액을 1백60억달러(약 21조원)로 높이겠다" 고 밝혔다. 지난해 말 현재 국민.주택은행의 시가총액은 60억1백만달러다. 金행장은 또 "강제퇴직은 없으며, 대신 자발적 명예퇴직을 실행하겠다" 고 말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이같은 金행장의 국민.주택 합병은행 투자설명회(IR)는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그는 통합원칙으로 ▶고객과 직접 대면하지 않는 본점.지역본부 등 후선(後線)업무부터 가까운 영업점으로 통합하고▶다음 주총까지 현 경영진을 유지하며▶전산 통합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때까지 두 은행의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金행장은 그러나 "성과가 부진한 점포는 전산통합 이전이라도 폐쇄하겠다" 고 말했다.

◇ 금융권 지각변동 주도할 듯=金행장은 합병은행의 시너지 효과가 비용절감 측면보다 새로운 수익창출 쪽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金행장이 이날 수수료 인상 방침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주택은행은 7천3백90억원, 국민은행은 3천3백2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올 상반기에만 주택은행 5천5백40억원, 국민은행 1천9백4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려 올해 수익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金행장은 내다봤다. 이같은 합병은행의 수수료 전략은 은행을 공공기관이 아닌 '금융회사' 로 급속히 탈바꿈시킬 것으로 보인다.

합병은행은 또 외국과 같은 다(多)브랜드 전략을 통해 한 은행이 모두 동일한 간판(브랜드)을 사용하는 기존의 금융계 관행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 통합 작업은 속도조절 예상=金행장은 전산통합이 완료될 때까진 점포 통합이나 인력 교차 배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으로 잃어버리는 기존 고객이 10%를 넘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전산통합은 앞으로 1년에서 1년반쯤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화 통합은 서두르되 인위적인 조직 통합의 속도는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31일 金행장 선임에 대한 노조원 찬반투표를 하는 등 합병 반대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70% 정도 집계한 결과 金행장 선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90%를 넘었다" 고 말했다. 노조는 2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金행장은 이에 대해 "파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은행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합병 일정에도 변화는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정철근.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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