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양서고 ‘꼴찌 반란’ 5년간 87.12점 끌어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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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년간 성적이 두드러지게 향상된 곳도 있었다. 2010학년도 수능에서도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기숙형 자율학교가 좋은 결과를 냈다. 평가원이 지난해 4월 발표한 수능 5년치(2005~2009학년도) 분석에서 전남 장성고와 경남 거창고가 두각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경기도 양평군의 양서고가 돋보였다.

양평군의 1등급 비율은 언어 16위, 수리 가 7위, 수리 나 21위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30위권 내에 들었다. 양평군은 최하위권인 8~9등급 비율 감소폭도 전국에서 가장 컸다. 전년도에 비해 각 영역에서 8~9등급을 최고 72.1%포인트(외국어)나 줄여 ‘꼴찌들의 반란’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는 2002년 자율학교로 지정돼 전국 단위 선발을 하는 기숙형 학교인 양서고가 있다. 또 올해는 인근의 양평고도 기숙형 공립고로 개교하면서 학부모들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양서고는 시·도교육감이 지정한 농어촌 자율학교 94곳 가운데 전문계고를 제외한 88개교 중 지난 5년간 점수가 가장 많이 오른 학교로 뽑혔다.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의 평균 점수가 87.12점이나 상승했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실이 분석한 전국 2200개 일반계 학교 순위에서도 2005학년도엔 1100위 밖에 있었지만 지난해 89위까지 급상승했다. 올해도 200명 중 32명이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합격했다. 이 학교 김난성 교장은 “교사들이 직접 교재를 제작해 수준별 수업을 하고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기숙사인 점을 감안해 야간 보충학습을 실시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자율학교와 함께 올해부터 개교한 기숙형 공립고가 위치한 시·군·구의 성적 향상도 눈에 띄었다. 2009학년도보다 1~2등급 비율이 증가한 상위 30개 시·군·구 중에는 ▶강원도 화천(언어 1위) ▶경남 함양(수리 가 1위) ▶충북 옥천(수리 나 1위) 등이 돋보였다. 정부가 농·산·어촌 지역의 ‘1군 1우수고’로 지정한 학교와 기숙형 공립고 등이 있는 곳이다.

평가원 김성열 원장은 “기숙사 생활로 인해 학업량이 많고 전국 단위 선발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이 될 수 있다”며 “학교별 특성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내는 자료”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양서고 등 자율학교는 주입식 입시교육을 시키는 학원화된 학교가 될 위험이 있다”며 “기숙형 공립고 등이 150개까지 생겨나면 농·산·어촌의 일반계고는 더욱 황폐화될 것이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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