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북 정책 "이젠 대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아시아 순방외교에 맞춰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성을 보이는 등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8일 "파월 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북한이 대량파괴 무기를 포기하고 한국 및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도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설득해 줄 것을 촉구했다" 고 보도했다.

IHT는 파월 장관의 이같은 발언의 배경이 "러시아가 金위원장에게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권유하는 것보다 부시 행정부의 MD 계획에 반대하는 북한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데 치중할지도 모른다는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는 파월 장관이 한국 방문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對)북한 '햇볕정책' 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 것은 올 초 손상된 한.미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지난 3월 7일 한.미 정상회담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북한 강경발언이 金대통령의 입지를 손상시키고 주요 동맹국을 홀대한 것으로 널리 비춰졌다" 고 지적하고 그러나 파월 장관은 "이제 이 문제가 매듭지어져 우리는 함께 나아가고 있다" 는 견해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파월 장관이 북한의 金국방위원장에게 "올해 말 이전 한국을 방문하고 미국측과 핵무기개발 및 미사일 확산에 관한 실질적인 대화를 재개할 것" 을 호소한 것은 올 초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는 동안 중단됐던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 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8일 "남북한과 북.미 대화가 가까운 장래에 재개되지 않을 경우 이미 긴장된 한국 정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金대통령 정부가 이미 경제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그의 중추적 외교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산출하지 못한다면 2002년 선거에서 고전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권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