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시설만 선진국 관리는 후진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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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인테리어는 선진국이 부럽지 않았으나 관리는 후진국 수준이었습니다. "

지난 6월 25일부터 한달간 자전거를 타고 전국 곳곳의 화장실을 둘러본 경기대 관광학부 학생 28명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올해로 두번째인 '화장실 투어' 를 마친 이들은 "그간 화장실 바꾸기 운동을 통해 내부를 새롭게 치장한 곳이 많았지만 청소나 관리상태는 여전히 낙제점이었다" 고 평가했다.

조사결과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은 곳이 25%나 됐고 반수 정도는 장애인용 변기가 아예 없었다.

이들이 가장 깨끗하다고 꼽은 곳은 관동8경으로 유명한 강원도 삼척시의 죽서루 화장실. 입구에는 기와지붕을 얹어 한국적인 멋을 살리고 내부에는 곳곳에 짐을 놓아둘 수 있는 선반이 있어 편리했다.

한편 이들이 최악으로 선정한 곳은 경주의 불국사 화장실. 가장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곳이지만 화장실은 10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투어에 참가한 단장 박재윤(21)군은 "해수욕장 인근 화장실의 경우 이용자들이 함부로 이용해 매일 모래와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을 지경" 이라며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선 이용자들의 이용 수준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오는 10월 사진자료 전시회를 열 예정이며 향후 화장실 시민연대와 함께 화장실 깨끗하게 쓰기 운동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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