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송지만 홈런포 재장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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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잡초' 에서 '황금 독수리' 로 비상 → '잡초' 로 추락.

그는 부침(浮沈)이 매우 큰 야구인생을 살고 있다.

잠잠하던 송지만(28.한화.사진)이 다시 방망이를 곧추 세웠다. 송선수는 7월 들어서 11경기 동안 5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0.359의 타율로 고공 비행 중이다. 최근 세경기 연속 홈런포도 가동했다.

송선수는 지난해 "갑작스런 스폿라이트에 어쩔 줄 몰랐다" 는 그의 말처럼 무명에서 일약 프로야구 최고 거포로 급부상했다. 방망이를 잔뜩 세우고 엉거주춤 말등에 앉는 것처럼 취한 독특한 기마자세는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1999년까지 곧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한번도 국가대표에 뽑힌 적이 없이 그저 그런 선수로 분류되던 송선수는 전반기 내내 홈런포를 뿜어내며 이승엽과 함께 홈런 1위를 다퉜다.

그의 진가는 올스타전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1차전에서 무려 3개의 홈런을 쳐내는 괴력으로 그는 단숨에 올스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화려한 최고 스타의 길을 걷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그는 한없이 밑으로 내려갔다.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고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연습 도중 오른쪽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그는 한경기도 뛰지 못한 채 쓸쓸히 귀국했다.

지난 겨울 전지훈련에서도 재활훈련에만 전념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시즌 초반 다시 어깨 부상까지 겹쳤다. 5월 한달 타율이 고작 0.189였다. 자연히 2군행의 수모가 뒤따랐다.

"2군에서 무명시절을 떠올렸다" 며 그는 처음부터 시작했다. 체력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무엇보다 매일 묵상을 통한 정신수양이 그를 되살렸다.

이광환 감독은 "성실함이 몸에 배어 있어 곧 자기 기량을 찾으리라 믿고 있었다. 후반기에는 중심 타선에 배치시킬 것" 이라며 신뢰를 나타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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