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한국어 학습 길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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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의 구성원들이 한글을 배우기 위해 무척 애를 쓰는 모습을 보고 개발하게 됐어요.”

광주시 서구 마륵동에 자리한 ㈜파란정보기술의 이영락(55) 사장은 한국어 학습프로그램 ‘뉴 퍼펙트 코리언’을 광주 새날학교에 기증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새날학교에서 학생들이 15개국어로 이뤄진 한국어 학습 프로그램으로 공부하고 있다. [㈜파란정보기술 제공]

새날학교는 다문화 가정 자녀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대안학교다. 이 사장 일행은 새날학교 컴퓨터 10여대에 이 프로그램을 설치해 학생들이 혼자서도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게 했다. 15대 언어로 이뤄진 프로그램의 시중가는 3000만원 상당이다. 일반인이 한 개 언어로 된 프로그램을 구입할 경우 프로그램 가격은 18만~20만원이다. 이 사장은 “국내 거주 외국인 100만 명 시대에 제대로 된 한국어 학습프로그램 하나쯤은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2006년 초부터 4년에 걸쳐 개발했다”고 말했다.

전남대 e러닝센터의 도움을 받고 중국 원저우(溫州)대학, 베트남 하노이대학 등과도 협약을 맺어 학습자의 환경과 언어 별 특수성을 고려해 제품을 만들었다. 검수과정에서도 통역·번역 전문가 50여 명의 자문을 받았다. 지난해 말 세계 15개 국어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영어·일본어·중국어·인도네시아어·태국어·필리핀어·몽골어로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다. 러시아어·캄보디아어·방글라데시어·베트남어·대만어·네팔어·스리랑카어·미얀마어도 포함됐다.

단순한 동영상 강의법이 아닌 상호 소통 교육방식을 채택한 것도 특징이다. 초·중·고급으로 나눠 10개 과정 400여 강좌로 이뤄져 있다. 1만 단어와 8000여 문장이 들어 있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학습관리 시스템을 갖춰, 개인의 일정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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