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현안은 뒷전 "다나카, 외상맞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상의 업무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 교토의정서, 미.일 지위협정 개정문제 등 외교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외무관료들과의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 때문이다.

일본의 외교소식통은 "외상은 부총리에 해당하는 중요한 자리인데도 다나카가 제 역할을 못하는 데다 외무성 관리들도 장관과의 갈등, 외교기밀비 유용사건 때문에 힘이 빠져 정부 내 조정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한.일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고 꼬집었다.

도쿄(東京)신문은 16일 다나카의 문제점으로 ▶교과서를 둘러싼 한.일 갈등에 침묵하고▶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나는 가지 않는다" 고만 할 뿐 만류하지 않는 '방관적 태도' 등을 꼽았다.

또 23일 방일하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18일 로마에서 회담을 갖는데 또 만날 필요가 있느냐" 며 거부한 것도 구설에 올랐다.

외무성 내에서는 "외상이 어떤 외교정책을 펴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 "외상은 일을 않고 있다. 후유증은 내년 이후에 나타날 것" 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고 외교소식통은 걱정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