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명예회장 부인 사망 정치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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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는 15일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부인 안경희씨의 투신 사망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여야는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신중한 접근태도를 보였으나 반응 내용은 엇갈렸다.

◇ 청와대.민주당=청와대와 민주당은 安씨가 최근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된 사주(社主)의 부인이란 점 때문에 곤혹스러워했다.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은 "가슴 아픈 일" , 남궁진 정무수석은 "안타깝다" 고 말했다.

동아일보 출신인 이낙연 제1정조위원장은 "安여사는 쾌활한 성격이었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가 안된다" 고 말했다.

동아일보측이 "세무조사 이후 신경쇠약 증세를 보였고, 친구와 인척들의 검찰 소환에 심적 부담을 느껴왔다" 고 밝힌 대목에 대해서도 여권은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공식논평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미 지난 연말, 올 연초께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면서 세무조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고위 당직자는 "검찰수사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동교동계 관계자도 "불행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국사(國事)가 왔다갔다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며 "언론개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 한나라당=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매우 충격을 받았으며 "가슴 아픈 마음 금할 길 없다" 고 말했다고 김무성 비서실장이 전했다.

고위 당직자들은 安씨의 사망이 세무조사.검찰수사와 무관하지 않음을 주장했다.

최병렬 부총재는 "유족들과 가문의 명예가 걸려 있는 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면서 "정권에서 (세무조사 문제에 대해)하도 심하게 하더니 이런 불행한 사건까지 생긴 것 같다" 고 말했다.

김기배 사무총장은 "정신적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라면 비극 아니냐" 며 "검찰이 증거도 없이 광범위하게 수사하다 보니 정신적 부담을 준 것 아니겠느냐" 고 말했다.

김만제 정책위의장은 "정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면서 "국세청과 검찰이 온 집안을 쑥대밭 만들 듯 한 것 아니냐" 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이 정국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박관용 부총재는 "정권의 언론 길들이기→정권 재창출 시나리오가 주춤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상일.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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