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유감 표현 중 '사과'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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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9일중 파행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자신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에 대한 유감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사과 수위에 대해선 한나라당에 대한 직접사과는 없고 대 국민 사과라는 형식을 택해 한나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이종걸 수석 부대표는 "국회의장에게 서한을 보내는 방식으로 이 총리가 오늘 중 사과할 것"이라고 말한뒤 "이총리 입장 표명 이후에도 한나라당이 등원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유감표명을 할 경우 이날로 13일째를 맞고 있는 정기국회 파행사태를 해소할 전기가 마련될 것 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유감표명 이유는 정기국회 회기가 한달밖에 남지 않아 계류법안 및 예산안의 졸속심의가 우려되고 있는 만큼 오는 12일 노무현 대통령의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출국전에 파행사태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과의 내용이 대 국민 사과만 들어 있고 한나라당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가 없어 한나라당이 이를 수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수석은 사과 수위에 대해 " 총리와 우리당의 공감대가 있어 한나라당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는 없다.국민에 대한 사과만 있을 뿐이다.한나라당에 대한 사과는 우리당 의원들도 용납치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등 야 3당은 그동안 유감표명의 수위가 직접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대국민 유감 표명이 사과지 뭐냐.그쪽에서 바라는 정도는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직접적으로 사과라는 표현이 안들어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총리의 사과 이후에도 한나라당이 반발하며 국회 파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소집된 정책의총에서 이 총리의 사과와 동시에 등원해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결의했고, 천정배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이 총리에게 유감표명을 촉구하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원내부대표는 브리핑에서 "국회정상화와 관련, 총리가 유감표명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긍정 평가하며 총리의 유감표명을 계기로 빠른 시일내에 국회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며 "한나라당이 그 이후에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등원을 안할 경우 우리당은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소속의원 전체의 결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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