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스맨 칼럼] 신중해야 할 경제전망 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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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주에는 언론사 세무조사 관련 기사가 수그러진 대신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문제와 최근 국내외의 좋지 않은 경제상황에 관한 기사가 눈에 많이 띄었다.

특히 "하반기 경기 적신호",

"특효약 없는 세계경제 돌림 病 스태크플레이션 또 오나"

"하반기 경기회복 불투명",

"실물 경제지표 심상찮다"

"아르헨 환란 조짐" 등 우리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기사들이 거의 한 주 내내 보도되었다.

이러한 보도는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선망되는 이유를 짚어보고 이를 경고함으로써 기업 소비자 정부당국 모두가 대비할 자세를 갖도록 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가뜩이나 위축된 기업의 투자심리가 더욱 움츠려 들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따라서 경제상황이나 전망에 관한 기사의 작성에 있어서 보다 신중하고 균형잡힌 보도자세가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르노삼성 SM5 엉덩이 쳐다보기, 직원들 출퇴근하며 앞차 관찰~ 결함 있으면 전화" 에서는 자기가 다니는 기업을 살리기 위해 전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어 함께 노력하는 대용을 보도하여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이를 잘 극복해 나가는 기업의 사례를 좀 더 많이 다루어 근로자와 기업가들에게 희망과 생기를 불어 넣어주길 바란다.

지난 몇년 새 주식투자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소위'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신문을 펼 때마다 애널리스트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분석자료와 마주치는 것도 요새는 흔한 일이다.

대부분 신문에서는 이들의 견해를 그대로 자주 싣거나 또는 이를 이용한 분석자료에 지면외 상당부분을 할애한다. 그러다보니 신문보도에 있어 주식시장의 작은 움직임까지도 극단적인 표현과 함께 지나치게 확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 중앙일보의 주식시장 관련 기사를 보면 "일단 발 뺄까,저점 매수 노릴까" 에서는 상반된 의견을 가진 애널리스트들의 자료가 비교적 균형있게 다루어졌다.

그러나 "세계 증시 동반 급락 공포"와 "이때가 주가바닥" 에서는 각각 한편 방향의 의견만이 실려 대조적이었다. 또한 이 두 기사 모두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하였으나 향후 주식투자 방향에 대한 선망이 불과 3일만에 바뀌어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의 도덕성이나 분석능력을 비판하고 그들에게 보다 엄격한 윤리강령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일보도 "주가 뛴다는 예측 방성합니다",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종목 자신이 직접 매매 못한다.",

"확 달라진 펀드 운용, 매니저 개인기보다 시스템",

"日 금융청 증권애널리스트 조사" 등에서 애널리스트의 책임이나 윤리에 대한 논의내용을 시의에 맞게 잘 다루어 주었다.

끝으로 12일 새로 선보인 [온라인 열린마당]은 인터넷(http://www.joins.com)을 통해 펼쳐진 각종 화제와 이슈에 대한 네티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여과 없이 담아낸 지면으로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지난주의 "추미애의원을 욕보존회 회장으로"와 "미디어 비평은 결국 미디어 비방"이라는 제목은 다소 눈에 거슬렸다.

어떠한 사건에 대하여 보는 시각에 따라 각자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가운데 자기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한쪽 시각에서 감정적으로 표현하기 수비다.

특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이루어지는 인터넷상의 토론에서는 원색적인 표현이 난무하기 쉽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네티즌의 여론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편집자의 주관적 판단이나 의도를 드러내지 않고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새롭게 배정된 지면이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게 되길 바란다.

趙 文 基 <한국은행 외환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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