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애인 살해 美 저항문화 거물 아인혼 자살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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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파리 AP.AFP〓연합] 미국에서 1977년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뒤 프랑스에서 도피생활을 해온 미국 저항문화계의 거물 아이라 아인혼(60)에 대한 추방이 12일 유럽인권재판소의 개입으로 1주일간 잠정 중지됐다.

아인혼은 이날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의 추방 결정으로 곧 미국에 송환돼 종신형을 살게 될 처지였다. 하지만 그의 변호사측은 최후수단으로 유럽인권재판소에 항소했으며 재판소측은 심리를 위해 오는 19일까지 추방절차가 중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도 추방 잠정중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코 변호사는 "추방 승인 소식을 들은 아인혼이 목과 정맥을 흉기로 그어 자살을 시도했다" 고 전했으나 그의 지난 행적을 미뤄 볼 때 동정을 유발하려는 자작극일 가능성이 크다.

반전운동가 아인혼은 77년 동거녀 홀리 매덕을 살해했으며 재판 회부 직전인 81년 시민운동가들의 청원으로 보석을 허가받자 바로 잠적, 프랑스로 도피해 살아왔다. 하지만 사법당국은 91년 궐석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했다. 미 당국은 97년 프랑스 샹파뉴에 있는 그의 거처를 확인, 프랑스 당국에 그의 송환을 요구했으며 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지난해 10월 최고행정법원에 결정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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