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판결 있는 줄도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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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참 내 기가 막혀서…. "

민주당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13일 오후 전해진 장영신 전 의원의 선거무효 판결 소식에 말문을 열지 못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판결이 내려진다는 사실 자체를 까맣게 몰랐기 때문이었다. 당직자 중 구로을 판결이 이날 내려진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던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 한 당직자는 "남의 당(자민련 元喆喜의원 판결) 걱정해 주다 뒤통수 맞은 꼴" 이라며 어이없어했다.

김중권(金重權)대표도 당초 元의원 판결을 지켜보러 현장에 간 당 관계자들을 통해 구로을 판결을 보고받고 "놀랐다. 안타깝다" 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田대변인은 "사법부의 판단은 어떤 경우든 존중돼야 한다" 면서도 "다만 張의원이 여성 경영인(애경그룹 회장)으로 정치권에 입문해 의욕적으로 활동하다 뜻하지 않게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 유감을 표시했다.

張전의원의 측근은 "지난 3일 선거법 재판 2심에서 벌금 80만원으로 의원직 유지가 결정돼 안도했는데 엉뚱하게 선거무효 소송에서 이런 판결이 내려진 영문을 모르겠다" 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번 소송은 피고가 선관위로 돼 있어 張의원은 제대로 변론할 기회도 없었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한나라당은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에 안도하고 환영한다" 며 좋아했다. 소송을 제기했던 이승철(李承哲)구로을 위원장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마지막 정의의 보루인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줬다" 고 말했다. 李위원장은 "지난번 선거가 금권.관권.위장전입 등 총체적 부정선거였음이 드러난 것" 이라고 주장했다.

선거무효 판결이 내려진 동대문을.구로을 두 지역 모두 이른바 '위장전입' 이 주요 쟁점이었다는 점 때문에 "위장전입 경계령이 내려졌다" 는 반응도 나왔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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