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장병, 실종 전우에게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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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구야 대답해라. 항상 내가 부르면 ‘내 동기, 내 동기’ 하면서 반겨줬잖아. 너의 웃는 모습이 너무 보고 싶다.”

천안함 생존 장병이 실종자 강현구 병장에게 쓴 편지(사진)가 9일 공개됐다. 8일 오후 실종자 가족과의 만남이 끝나고 39명의 생존 장병은 실종자 및 그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현재 이 편지들은 평택 2함대 사령부 내 실종자 가족 숙소에 붙어 있다.

강 병장에게 편지를 쓴 생존 장병은 “나 혼자 살아 있어 죄책감이 든다”며 강 병장이 기적같이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또 “너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 지금 네가 없어서 너무 허전하다. 너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했다. 장병은 “해군에 같이 입대하고 천안함에도 같이 전입했잖아. 제대도 같이 해야지 지금 어디 있는 거냐. 난 네가 ‘하나뿐인 내 동기’라며 등을 토닥여주는 그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제발 돌아와라 현구야, 보고 싶다”고 적었다.

한편 실종자 가족대표 이정국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8일 생존 장병과의 만남에서 실종자 어머니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은 침몰 당시 자녀들이 어디에 있었는지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생존 장병들과의 대화를 통해 실종자 전원이 함미에 남아있을 것이라는 자체 결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평택=박성우·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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