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3명이 물에빠진 소녀 구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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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초등생 여자 어린이 두명이 물에 빠지자 수영을 못하는 같은 학교 학생들이 재치있는 구조작전을 펼쳐 한명은 구했으나 한명은 끝내 숨졌다.

6일 오후 3시10분쯤 충북 진천군 백곡면 구수리 백곡초등학교 앞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이 학교 3학년 이인균(8)양과 2학년 정해은(8)양이 발을 헛디뎌 수심이 깊은 바위옆 웅덩이로 빠져들어갔다.

이양의 같은 반 친구 임병국(9)군은 이들이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자 순간 겁이 덜컥 났으나 침착하게 목까지 차오르는 물속을 더듬어 한발한발 접근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의훈(9)군이 병국군의 손을 잡고 장정재(9)군은 의훈군의 손을 나란히 잡았다. 해은양은 이들의 손길에 무사히 구출됐으나 그 사이 수영을 전혀 못하는 인균양은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인균양은 이들과 함께 놀던 친구들의 연락을 받고 5분 만에 달려온 선생님들이 건져냈으나 숨진 상태였다.

이들이 놀던 곳은 수심이 허벅지 정도밖에 안됐지만 인근 바위 옆이 물살 때문에 모래가 파여 1.5m 정도로 깊어진 줄 몰라 변을 당했다.

이날 함께 물놀이를 하던 친구들은 남학생 일곱명, 여학생 네명 등 모두 11명. 그러나 수영을 제대로 하는 아이는 하나도 없었다.

병국군 등 남학생들은 비록 한명의 목숨은 구했지만 "수영을 잘했으면 나머지 친구도 구할 수 있었을 것" 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진천=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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