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독극물 중독설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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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치명적인 독극물에 서서히 중독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현재 프랑스의 페르시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지만 정확한 병명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독극물 중독설은 아라파트의 주치의 아슈라프 쿠르디가 지난달 30일 처음 제기했다. 혈소판 결핍을 일으키는 독극물에 중독됐을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4일에도 알자지라 방송과 회견에서 "아라파트의 현재 상태가 독극물 중독일 가능성을 강력히 뒷받침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뇌사상태' 보도가 나간 5일 이후 이 같은 '음모설'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범아랍 일간 알하야는 6일 1면 톱기사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아라파트를 위독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팔레스타인 치안기구가 독극물 투입 의혹에 대한 조사에 최근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음모설을 놓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의 공방도 치열하다. 중동의 인터넷 신문인 '알바와바'는 6일 "아라파트의 제거 및 추방을 원하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도부 내 첩자를 통해 '특별한' 독극물을 아라파트의 음식에 실제로 섞어 넣었을 것이라고 상당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현재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내 정파들이 이 같은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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