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중국 협상 진전] '길수네 가족' 곧 임시거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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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길수(17)군 일가족 7명의 한국 송환 건에 대한 중국 정부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간의 협상이 진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UNHCR 베이징(北京)판사처가 28일 중국 정부에 장군 일가족을 중국 내 임시체류 장소로 옮겨달라는 협조 요청을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 "상당한 교감있었다" =UNHCR측과 중국 정부간에 이뤄지고 있는 구체적 협상 내용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상당한 교감이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는 현실적 대안인 '제3국 경유 한국행' 이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UNHCR 베이징 사무소의 콜린 미첼 대표가 27일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고 있다" 고 공개한 것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핫 라인' 을 통해 중국 정부와 의견조율을 하고 있는 정부의 당국자가 "(UNHCR측과 중국 정부간)협상과정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싶다" 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강제북송을 여전히 하나의 대안으로 고집하고 있을 경우 장군 일가족을 치외법권 지역인 UNHCR 사무실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 자체를 UNHCR가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UNHCR 협조 요청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장군 일가족은 일단 중국내 임시체류 장소로 이동한 뒤 2008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일인 다음달 13일 이전에 제3국으로 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인도적 차원도 감안" =UNHCR측이 장군 일가족이 당분간 머물 숙소를 물색하고 있는 것은 인도적 차원이라는 측면도 있다.

현재 이들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UNHCR 베이징사무소의 2층 사무실은 좁고 협소한 데다 식사제공마저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장군 일가족 7명 중 두명은 60대 노인인데 장기간 도피생활로 건강이 썩 좋지 않아 UNHCR측이 이같은 판단을 하게 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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