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재정 등록금의존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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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내 사립대 재단들이 대학 운영에 있어서 학생 등록금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전입금은 적게 부담하고 이월금.적립금 등을 통한 현금 보유는 해마다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려대가 지난해 총 6백60억원의 기부금 수입을 올려 국내 사립대 중 가장 많은 기부금액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 상명대 교수)가 전국 1백25개 사립대 가운데 결산자료를 공개한 69개 대학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7일 밝혀졌다.

이들 사립대가 지난 한 해 동안 세입 중에서 쓰지 않고 남긴 이월금과 적립금은 3천3백52억원이었다. 이월금이란 불가피한 사유로 다음해 같은 예산과목으로 넘어가는 돈이며, 적립금은 건축.연구.장학 목적 적립금과 목적이 불분명한 기타 적립금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이월적립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대학은 6백33억원이 증가한 이화여대다. 다음은 고려대 2백90억원, 경희대 2백55억원, 동덕여대 2백2억원, 경성대 1백14억원, 청주대 1백77억원, 성신여대 1백27억원, 건국대 1백17억원 등 순이다.

사립대의 운영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1999년 63.9%였으나 2000년에는 67.1%로 3.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전입금 비율은 99년 10.6%에서 8.4%로 2.2%포인트 줄었다.

연구소측은 "사립대 재단들이 이월적립금을 축적하면서도 학생들에게 학교 운영을 위한 재정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들은 "이월금이나 적립금은 사용 용도가 지정돼 앞으로 쓰게 될 돈" 이라고 밝혔다.

기부금 수입에 있어서는 고려대에 이어 연세대.포항공대가 6백억원이 넘는 기부금 수입을 올렸다.

연구소측은 "특정 일부대에 기부금이 집중되고 있어 기여 입학제를 실시할 경우 대학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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