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에이즈 총회 폐막] 기금조성에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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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에이즈 감염 방지와 감염자 치료를 위한 세계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3일간 열렸던 유엔 에이즈 특별총회가 결의안 채택과 에이즈 기금 조성 등 몇가지 성과를 거두고 폐막했다.

전세계 70여개국이 참여한 이번 특별총회에서 회원국들은 미국을 제외하고 3억5천만달러(약 4천5백50억원)규모의 에이즈 퇴치 신규 지원금을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뺀 세계 각국의 유엔 에이즈 출연기금은 총 6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번 총회에서 각국은 결의안 채택과 에이즈 취약그룹을 지정하는 논의과정에서 어휘 사용 및 가이드라인 설정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특히 동성애.마약.매춘 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이슬람 국가들과 이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서방국가들이 '문화적 충돌' 을 빚었지만 협상끝에 중재안에 합의했다.

각국은 에이즈 취약그룹에 대한 표현 가운데 게이.매춘 등의 직접적 어휘 대신 '특정한 성행위 습관' 이나 '생계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감염' 등으로 표현을 완화했다.

서방국가들과 이슬람국가들은 국제 동성애자 단체 관계자의 총회 참석 여부를 놓고도 한바탕 격론을 벌였다.

한편 미국 하원 외교관계위원회는 26일 미국이 에이즈 퇴치를 위해 2002 회계연도에 유엔 에이즈 퇴치기금 2억달러 등 총 13억달러 이상을 신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외교관계위원회의 이번 발표는 에이즈 퇴치를 위해 미국이 출연할 총 재정지원 규모를 처음으로 밝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이 신규 지원하기로 한 13억달러는 하원 전체회의와 상원 의결을 거쳐 법령으로 발효된다. 미 하원 전체회의는 27일 중 이같은 지원안을 승인할 전망이다.

위원회는 지원금의 사용내역과 관련, ▶부시 대통령이 약속한 유엔 에이즈 퇴치기금으로 2억달러▶기금 적립금 및 에이즈 퇴치를 위한 다국간 노력 지원금으로 7억5천만달러▶개별국가 원조금으로 5억6천만달러▶에이즈 치료약 시험프로그램에 5천만달러를 각각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권하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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