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골프] 한가지 샷이라도 확실한 '감' 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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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3년 전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데이비드 레드베터의 골프캠프를 방문한 적이 있다. 레드베터의 아들을 포함한 12세짜리 어린이 세명이 연습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US오픈 지역 예선에 출전하려고 맹연습 중이었다.

그들의 연습 장면은 특이했다. 하루 여섯시간 50야드의 피칭샷만 하는 것이었다. 하루 수천개씩 1주일 내내 이 샷만 연습한다고 그들의 지도자가 설명했다. 그 결과 그들의 샷은 항상 깃대 주변의 반경 50㎝ 안팎에 붙었다. 경기 때도 이렇게 친다면 파4홀에서 파를 하는 것은 물론 파5홀의 경우에는 버디 기회도 많이 생길 것 같았다.

이들의 지도자는 "US오픈이 어른들의 대회인 만큼 파4홀이 4백야드 이상이라 이들이 2온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며 "이들의 경우 두번째 샷이 그린 앞 50야드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핀에 가깝게 붙이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들 중 2명은 US오픈 예선을 통과했다.

주말 골퍼들도 연습 방법을 한번 바꿔볼 필요가 있다. 주말골퍼들은 대부분 연습장에서 짧은 아이언을 몇 번 휘둘러 보고는 곧바로 드라이버 샷을 시도한다. 그러다가 다시 아이언 샷을 하는 등 연습하는 데 특별한 원칙이 없다.

주말 골퍼들의 경우 필드에 나가서 드라이버 샷이 잘 되는 날은 아이언 샷이 잘 안돼 경기를 망친 적이 한두번이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긴 클럽과 짧은 클럽은 각기 타법이 조금씩 다른 데, 이를 따로 따로 근육 속에 기억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의 클럽을 완벽하게 감이 잡힐 때까지 계속 연습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예컨대 쇼트 게임을 잘 하려고 하면 샌드웨지 샷을 1천개 정도만 계속 쳐보라. 샷의 정확도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비즈니스에서도 사업 아이템을 여러 개 두고 관리를 잘 못하는 것보다는 주력사업 하나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성이 있다고 한다. 주말 골퍼들도 60~80야드 거리의 샌드웨지 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12세 어린이들이 US오픈 지역예선에서 달성한 60대의 스코어는 힘들어도, 80대의 점수는 쉽게 칠 수 있을 것이다.

배석우 중앙일보 골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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