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오르고 노동생산성은 뒷걸음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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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경기 침체로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임금 상승으로 단위노동비용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자원부는 20일 올 1분기 제조업 노동생산성 지수(1995년 100 기준)가 190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5%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96년 조사 이후 매분기 증가해온 노동생산성 지수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2분기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노동투입량 대비 산출량으로 계산하는 노동생산성 지수가 낮아진 것은 내수와 수출이 부진해 업체의 산출량이 줄면서 노동투입량도 함께 줄어드는 가운데 산출량이 노동투입량보다 더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올 1분기 노동생산성 지수를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증가율이 7.2%에 그쳐 96~2000년의 1분기 증가율(11.5~16.5%)에 못미쳤다. 이 기간 업종별 노동 생산성은 목재.나무(22%), 영상.음향.통신장비(18%), 출판.인쇄(7.2%) 등은 상승한 반면 사무.계산.회계용 기기(-13.8%), 고무.플라스틱(-7.8%), 섬유(-4.9%)등은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올 1분기 단위노동비용은 지난해 4분기보다 시간당 임금이 3.3% 오르면서 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생산성본부 이근희 연구위원은 "노동 생산성은 떨어지는데 단위노동비용은 늘어나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며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설비투자와 민간 소비를 늘리는 정책을 펴면서 생산성 범위 안에서 임금을 인상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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