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스타TV이어 MTV도 한국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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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세계적인 음악방송인 미국의 MTV와 홍콩의 스타TV가 한국에 진출함에 따라 음악전문 채널들이 시청자 확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케이블 영화채널 OCN.HBO 등을 운영하는 온미디어 계열의 온뮤직네트워크가 MTV와 합작해 만든 MTV는 다음달 1일 케이블TV를 통해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팝 문화의 상징인 MTV의 한국 진출 전략은 토착화. 가요와 팝의 편성 비율을 70대30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가요 비디오는 자체 제작을 원칙으로 하고, 팝은 전세계 MTV 네트워크가 보유한 양질의 콘텐츠를 이용해 방송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앞서 18일 개국한 스타TV의 채널V코리아는 국내 합작사가 조성모.김건모.드렁큰타이거 등을 거느리고 있는 국내 최정상급 음반사인 도레미 미디어라는 점에서 음반시장과 음악방송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스타TV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세계 53개국에 3억명 정도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7개 언어, 30개 채널로 방송을 하고 있는 유력한 위성방송사다.

채널V코리아는 국내 제작물과 스타TV 네트워크에서 공급받는 콘텐츠를 60대40으로 편성해 24시간 방송을 하게 된다. 신설 회사임에도 50개 지역방송국(SO)이 채널V코리아 송출을 시작했을 만큼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다. 이는 지난 16일 서울 목동경기장에서 7억원을 들여 국내 정상급 가수들을 동원한 개국 기념 콘서트를 무료로 열 정도로 막강한 자본력에 힘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국내 가수들의 노래나 콘서트 실황이 스타TV와 MTV의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방송되면 가수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져 국내 가요시장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채널V코리아가 국내에서 영어로 제작하는 '서울소닉' (주2회, 한시간씩)이란 한국 가요 프로그램은 스타TV를 통해 전세계 49개국에 방송된다.

음악평론가 송기철씨는 "해외의 지명도 있는 음악채널이 들어온다는 것은 한국의 대중음악 시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 라며 "하지만 팝에 비해 가요의 비중이 너무 커 기존 음악방송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음악 채널인 m.net과 KMTV는 세계적인 채널의 진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두 방송사는 가요 중심인 한국의 음악 상황에서 자기들이 오랫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신설회사들이 쉽게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m.net의 경우 '한국의 음악채널' 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기존 시청자 붙잡기에 나서고 있어 해외 채널과 국내 채널간의 경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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