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석 달 … 중·아세안 서로 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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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3개월이 지났다. 1월부터 전체 교역품의 약 90%에 해당하는 7000여 품목의 상품에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면서 무역량이 급증했다. 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FTA에 따른 윈-윈(Win-Win) 효과’가 나타났다며 반기고 있다.

◆무역액 80% 증가=1월부터 중국과 아세안의 시장 통합으로 인구 19억 명, 역내 총생산 6조 달러(약 6700조원)의 거대 시장이 탄생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브루나이·필리핀·싱가포르는 올 1월부터 무관세 혜택을 적용하되,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 4개국은 2015년부터 관세가 면제된다.

FTA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 나라는 태국이다. 태국은 올 들어 2개월간 중국으로의 수출이 84.4% 증가했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태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올랐다. 태국은 농수산업·목재업·고무가공업·전기전자 업종이 중국과의 FTA로 수혜를 보고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교역도 올 들어 2개월간 80% 늘었다. 당초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FTA를 하면 중국산 신발이 대거 수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국의 투자가 인도네시아로 밀려드는 등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은 전면 무관세가 2015년에 적용되지만 1월에만 교역이 30.6% 증가해 벌써 ‘FTA 효과’를 보고 있다.

이런 추세는 1월의 무역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1월 중국과 아세안의 교역액은 214억8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평균 80% 늘었다. 중국이 아세안에 105억5000만 달러를 수출해 52.8% 늘었고, 아세안의 대중국 수출은 9억3000만 달러로 117.3% 증가했다.

 ◆중국, 추가 FTA에 박차=2001년 말 다자무역기구인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되면서 중국은 양자 협상인 FTA에도 주목해 왔다. 중국은 그동안 31개 국가와 지역을 상대로 14건의 FTA 협상을 추진해 왔다. 현재 6건의 FTA가 정식 발효됐다. 이들 지역과의 교역액은 중국 대외무역 총액(2008년 기준)의 25%를 차지한다.

2005년 아세안과의 FTA 협상 타결을 신호탄으로, 칠레(2006년 10월 발효)·파키스탄(2007년 7월 발효)·뉴질랜드(2008년 10월 발효)·싱가포르(2009년 1월 발효)·페루(2010년 3월 발효)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지금도 중국의 FTA 열기는 뜨겁다. 북중미의 코스타리카와의 협상은 타결이 임박했다. 호주와는 중단된 협상을 조만간 재개한다. 아이슬란드·노르웨이와도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중 FTA 조기 체결 의지를 밝혔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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