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뒤 포착된 미확인 물체, 천안함과 관련있다고 판단해 격파 사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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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군 지휘부는 당시 천안함 침몰이 미확인 물체의 움직임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해 격파 사격을 지시한 것”이라며 “그러나 함포를 NLL 북쪽으로는 사격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격파 사격은 표적을 파괴하기 위한 함포 사격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 미확인 물체가 NLL을 넘어 북한 측 해역으로 간 뒤 이리저리 움직여 새 떼로 결론을 내렸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도 이날 “속초함은 레이더에 나타난 미확인 물체가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함포 사격을 했다”며 “함포 사격 후 미확인 물체가 레이더상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나고 일정치 않게 움직여 새 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익명의 해군 전문가는 “새 떼는 시속 55∼74㎞로 날아 북한의 반잠수정 속도와 비슷하다”며 “북한 반잠수정이 남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천안함과 같은 종류인 속초함의 레이더(SPS-64)는 방위각과 거리만 나타나는 2차원 레이더로 고도를 인식하지 못해 새 떼와 반잠수정을 구분하지 못한다.

군 고위 관계자는 또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 해상까지 전진배치된 것은 북한이 최근 서해안에서 전투력을 강화한 데다 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격파사격=상대를 위협하는 ‘경고사격’을 넘어 목표물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확히 조준해 사격을 가하는 것이다. 우리 해군은 경고방송→경고사격→격파사격 순서로 사격을 가하도록 교전규칙을 정하고 있다. 유사시 지휘부의 지시나 현장 판단에 따라 바로 격파사격이 이뤄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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