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회사채 투신서 인수 협상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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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현대건설 출자전환에 투신사가 참여하는 문제와 해외채무 재조정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논란을 빚어온 투신사의 출자전환 참여는 투신사들이 신규 발행되는 현대건설 회사채나 회사채가 포함된 채권담보부증권(CBO)을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일 파이낸셜뉴스 주최 세미나에서 "투신권이 직접 출자전환에 참여하는 것은 무리지만 회사채를 시장금리로 인수하는 것은 시장원리에 맞는 일" 이라며 "돈을 빌려준 은행권이 출자전환을 하는 만큼 현대건설 회사채에 투자한 투신사도 마땅히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채권은행단은 전날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회의에서 투신사측에 기존 보유 회사채 5천4백억원의 만기를 3년 연장하고 6천5백억원의 신규 회사채를 연 8.77%의 금리에 인수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투신사들은 "현대건설 회사채를 직접 인수하기는 곤란하다" 며 "다른 기업의 회사채를 섞고 보증을 달아 신용도를 높인 CBO를 일정 규모 매입하는 것이라면 고려할 수 있다" 는 입장이다.

한편 투자자들이 조기상환(풋옵션)을 요구해 연체상태에 있는 현대건설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만기 연장을 논의하는 회의가 이날 외환은행에서 열렸다.

현대건설은 당초 BW를 갖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요구액의 10%를 상환하고^만기를 내년 4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날 채권단은 "국내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해외 채권도 출자전환 대상" 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만기 연장 때는 금리를 시장금리 수준으로 올리고 보증을 해줘야 한다" 고 주장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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