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와도 김 서리지 않는 자동차 유리창 상용화 성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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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연잎에서는 물이 굴러 떨어진다. 잎 표면에 물방울보다 더 작은 돌기가 있기 때문이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양승만 교수팀은 이런 연잎의 구조를 모방한 나노(10억 분의 1m) 입자와 대량생산 기술이 개발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 학술지 네이처의 하이라이트 뉴스로 소개됐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빗물에도 먼지가 씻기는 자동차 표면이나, 김이 서리지 않는 유리창 등의 실용화도 가능하다. 그동안 연잎 구조의 표면은 개발됐으나 대량생산이 어려웠다. 이번 대량생산 기술의 원리는 이렇다. 우선 빛을 받으면 액체가 고체로 변하는 특수 용액에 나노 크기의 유리구슬을 대량으로 집어넣었다. 나노 유리구슬은 서로 붙는 성질이 있어 용액을 공처럼 둘러싼다. 여기에 빛을 가하면 겉에 나노 구슬이 한 겹 둘러싼, 딱딱한 공이 만들어진다. 이 공을 불산 용액에 담그면 표면의 나노 구슬이 녹아 없어지고, 분화구 같은 수없이 많은 홈이 파인 미세한 공이 만들어진다. 이런 극미세 공을 차 표면이나 유리에 코팅하면 물이 연잎처럼 굴러떨어진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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