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빼앗겼던 문화재 돌려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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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강점 시절 조선왕조 의궤 등 한국 문화재를 강탈해간 일본도 19세기 말 서양 함대에 빼앗겼던 주요 문화재 한 점을 1984년 프랑스로부터 돌려받은 바 있다. 메이지 유신(1868년) 이전인 1863년 5월 간몬(關門)해협을 항해하던 미국 상선을 향해 일본의 지방정권 중 하나인 조슈(長州)번이 대포를 쏘자 이듬해 미국·영국·프랑스·네덜란드로 구성된 연합함대가 막강한 화력으로 반격에 나서 100여 문의 청동대포를 빼앗아 갔다. 이후 일본의 역사소설가 후루카와 가오루(古川薰)가 1966년 프랑스 파리 군사박물관에서 이 대포들 중 하나를 발견하고 반환운동을 벌여 이 문화재를 되돌려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베 신타로 외상이 나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담판을 짓기도 했다. 당초 프랑스는 “전리품은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버텼으나 결국 양측이 상호 임대 방식에 합의하면서 극적 타결됐다. 120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간 대포는 시모노세키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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