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5기 왕위전] 박정상-양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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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백102로 포위망을 뚫다

제6보 (100~116)〓100으로 끊어 이 판은 드디어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 백은 네수인데 흑은 과연 네수를 만들 수 있는 것일까. 흑▲두점뿐이라면 네수까지 늘리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러나 흑▲쪽을 다치지 않아야 한다는데 梁9단의 고민이 있다.

한사코 잡으려 한다면 '참고도1' 의 흑1로 모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백6으로 막아 흑의 한 수 부족이 너무 뻔하다. 梁9단은 부득이 101 쪽에서 몰았는데 이건 사실은 살려주겠다는 뜻이다.

102로 두어 백은 드디어 포위망을 뚫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이 대목이 착각하기 쉬운 곳이다. 얼핏 '참고도2' 흑1로 끊으면 그만인 것 같지만 백2로 몰 때 흑3으로 이을 수가 없는 것이다.

朴초단은 우상 대마를 잡으러 가던 백80 언저리에서 여기까지 길고 긴 수읽기를 했다. 대단한 힘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103 때리자 백의 피해도 상당하다. 대마는 죽었지만 어쩌면 계가를 해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梁9단도 잠시 희망을 품었다.

朴초단은 그러나 한술 더 떠 A로 연결하는 대신 104로 나왔다. 자극적인 이 한 수에 梁9단도 105부터 불끈 변화를 일으켜 국면을 어지럽게 몰고 갔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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