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치과의사 유영세씨 첫 독창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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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소년시절 품었던 성악가의 꿈을 치과의사가 돼 펼치게 된 유영세(劉英世.59)씨.

그는 10일 오후 7시30분 전문 성악가들이나 서는 세종문화회관에 첫 독창회 무대를 마련했다.

중학교 2학년 때 한 전파상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한때 진로를 음악가로 정했던 劉씨로선 40년 만에 꿈을 이룬 셈이다.

"이탈리아 성악가 스테파노가 부른 '오 솔레미오' 를 듣고 요즘 아이들 말로 '뿅' 갔지요. 전파상 아저씨에게 사정해 그 노래를 십여차례나 반복해서 들었어요. "

그러나 劉씨는 집안의 반대로 꿈을 접고 1960년 서울대 치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미련은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그는 서울대 전체 신입생 환영 장기대회에 출전, '라 스파노라' 를 불러 음대생에 이어 2등으로 입상했다.

치대 남성합창단 조직에도 앞장섰고, 음대 리사이틀홀에서 치대 최초의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75년 치대 후배들이 '덴탈 오케스트라' 를 창단한 것도 그의 설득에 의한 것이다.

"성악은 몸으로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기(氣)를 하는 사람들이 운기(運氣)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몸으로 음악을 느낄 때의 충만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

성악가 스테파노의 제자 김신환(金辛煥)전 영남대 교수 등 성악가들에게 25년간 꾸준히 레슨을 받아온 결과 발성에 자신을 얻어 마침내 독창회에서 청중 앞에 서게됐다.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지 않아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사회적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 고 강조하는 그는 3년 전 비전업 성악가 모임인 '세실포럼' 을 창설해 초대 회장을 맡으면서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글.사진=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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