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주주들도 소송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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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도요타가 리콜 사태 이후 봇물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가속 페달 결함으로 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물론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피해를 본 도요타 차량 소유자까지 도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다 도요타 주주도 소송 대열에 합류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요타 주주가 제기한 집단소송은 최소 세 건이다. 도요타가 주식시장에 엉터리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유도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바닥 매트 결함으로 도요타가 리콜을 발표했을 때 주가는 75달러였다. 도요타는 당시 리콜이 대수롭지 않은 것이며, 급가속 사고는 바닥 매트만 교체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경미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의 전방위 홍보 덕에 도요타 주가는 리콜에도 불구하고 올랐다. 도요타가 가속 페달 결함으로 미국 시장에서 230만 대 리콜을 발표한 1월 21일에도 주가는 90달러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가 도요타 설명만 믿고 주식을 샀다. 그러나 리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면서 주가는 16% 이상 급락했다.

집단소송을 제기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해리 스택하우스는 “도요타 경영진은 가속 페달 문제의 심각성을 일찌감치 파악했으면서도 이를 감추고 엉터리 정보만 투자자에게 줬다”며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선의의 투자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요타 주주가 소송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요타가 가속 페달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도 이를 의도적으로 감췄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만만치 않아서다.

주주 집단소송 외에도 중고차 가격 하락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라는 도요타 차량 소유주의 집단소송도 제기된 상태다. 이 소송에서 원고가 이기면 도요타는 30억 달러를 물어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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