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시각장애인 교사 한국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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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루고자 하는 꿈만 있다면 장애가 있건 없건 무슨 상관입니까. "

한국을 방문한 일본 최초의 일반학교 시각장애인 교사 가와이 준이치(河合純一.26.사진).

그는 3일 오후 장애우 권익문제연구소에서 청주대 음악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황선경(28.여)씨와 공주 영상정보대학 이광만 교수 등 한국의 시각장애인들을 만나 장애 극복담을 나눴다.

가와이는 최근 그의 수기 『꿈을 향해 뛰어라』가 출간되면서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진 인물.

그는 선천성 포도막 결손증이라는 눈병으로 왼쪽 눈의 시력이 없는 상태로 태어나 중학교 3학년 때인 1990년 완전히 실명했다.

그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준 사람은 중학교의 사회담당 교사이면서 수영코치였던 스즈키 유지 선생. 스즈키 선생은 "계속 수영을 하려거든 시력을 잃은 현실을 인정하고 몸으로 익히라" 며 그를 오히려 혹독하게 가르쳤다. 이후 그는 '스즈키 선생님 같은 교사가 되겠다' 고 마음을 다잡았다.

장애인 교사의 출현에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의 눈물겨운 노력 덕에 지금은 모두 열렬한 지지자가 됐다.

그는 "학생 1백50명의 목소리를 테이프에 담아 매일 밤 이름과 목소리를 맞혀 나갔다" 며 "지금은 목소리만 들어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 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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