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손익계산] 중국 "핵억제 노력 안해" 발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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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 외교부의 주방짜오(朱邦造)대변인은 3일 성명을 발표,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추진이 군비경쟁을 촉발시켜 국제사회의 안정을 깨뜨릴 것" 이라며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중국은 지난 1일 부시 대통령이 미 국방대학 연설에서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미사일 방어계획이 궁극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를 적극 포섭, 중.러 연대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움직임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부시가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개정의 당사자는 미.러" 라고 밝힌 것과 미국과 동맹국에 새로운 미사일 위협을 주는 이른바 불량국가 명단에 중국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 결국은 미사일 방어 추진 과정에 중국의 반발 명분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본다.

중국은 또 미국이 완벽한 미사일 방어체제를 갖추면 그동안 '제한적 핵 억제' 기능을 해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반발 중 주목되는 것은 북한에 대한 거론과 중국이 더 이상 핵확산 방지노력을 기울이지 않겠다는 대목이다.

중국 외교부 사쭈캉(沙祖康)군축국장은 최근 미국 언론들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MD를 추진하게 되면 북한의 핵개발 억제와 관련한 중.미 양국간의 협력이 영향을 받게 될 것" 이라며 노골적인 경고를 보냈다.

3일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면 머리기사로 중국이 아시아 주변국가들과 우주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선 또 말뿐인 반대를 넘어 미국의 MD체제에 대항할 최소의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첨단미사일을 개발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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