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꼭] "중·고등학교 지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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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3만 명이 사는 신도시에 고등학교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울산의 신흥도시인 남구 삼산동에 중고등학교가 부족해 학부모들이 학교설립을 간절하게 요구하고 있다.학부모들은 학교설립을 촉구하는 1만 명 서명운동을 4월 말 마감하고 1일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갈 태세이다.

대단위 아파트단지 등 모두 1만1천 여 가구 3만7천3백 여명이 살고있는 삼산동에는 중등교육기관으로는 대현중 하나밖에 없다.

도시를 부지를 조성할 때 중학교는 3천 가구,고교는 5천 가구마다 1곳씩 학교를 세우도록 돼 있는 기준에 비춰볼 때 중학교 적어도 3곳,고교는 2곳이 들어서야 하는 규모의 도시이다.

그러나 중학교는 대현중 외에 백합중(가칭)이 2003년 3월 문을 열 계획이나 아직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아직 건립계획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이곳의 삼산 ·백합 ·삼신초등 학부모들은 중학교가 모자란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또 대현중 학부모들은 “고등학교가 없어 4∼8㎞ 떨어진 신정동과 달동에 있는 학교에 보내야 한다”며 “먼곳의 학교를 다니면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고생”이라며 고등학교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난 3월 17일 ‘삼산지역 교육여건 개선 협의회’를 결성,학교설립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울산시와 시 교육청이 5년 전부터 삼산동에 중학교를 짓겠다고 약속하고 요즘에는 땅을 구할 수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학교 건립계획이 마련될 때까지 집단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또 “울산시가 1987년부터 삼산동 일대 1백여 만평에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택지를 쪼개 분양하면서 학교부지를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시와 교육청은 뒤늦게 삼산동 도심에 학교부지를 확보하려고 나섰으나 이미 들어선 유흥업소가 학교정화구역(2백m내)에 묶일 것을 우려해 업주들이 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에 따라 학부모 협의회는 ▶백합초등학교 옆 국 ·공유지 ▶평창건설 공동주택지 일대 ▶여천천 부근 시내버스 공용터미널 부지(1만5천 평)▶삼토개발 공동주택 건립부지 등 4곳을 학교 후보지로 선정,울산시와 토지 소유주들과 협의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곳은 대부분 아파트 용지로 지정된 후 방치되거나 택지로 개발 중이어서 울산시와 남구청이 도시계획 시설변경 등 행정적 지원을 하면 학교가 들어서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있다.

이 협의회 윤원도(尹元道 ·남구의회 내무위원장)공동대표는 “울산의 신도시 중심인 삼산동에는 여관 ·술집만 늘고 중 ·고등학교가 부족해 기형적인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며 “울산의 균형적인 도시개발을 위해 하루 속히 중·고교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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