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만 남아있는 과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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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부산신항만이 동북아의 허브항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설 설계 변경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컨테이너선이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부산 북항의 경우 컨테이너 전용부두의 수심은 12.4~14.6m. 5천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단위)를 실을 수 있는 8만t급의 대형선박은 화물을 가득 싣고 입출항하기 어렵다.

부산신항만의 항로 수심은 15m로 계획돼 있다.

그러나 2002년께부터 세계 주요 항로에 8천8백TEU급이나 1만2천TEU급 선박이 투입될 전망이어서 최소 수심이 16m는 돼야 한다.

한국해양대 문성혁 교수는 "향후 주력선단이 될 8천TEU급 이상의 초대형선을 부산신항에 기항시키지 못하면 허브항만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 며 "기본설계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부산신항만은 또 총 5조5천3백억원의 엄청난 사업비를 원활하게 조달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24개 부두 중 9개는 민자 1조6천억원으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먼저 완공하고, 나머지 15개는 국고를 들여 2011년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민자 컨소시엄에 참여한 일부 건설회사들이 부도와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벌써 사업비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국고 지원을 확대해 부두 건설계획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 복합물류단지와 업무시설 등이 들어서는 배후지는 부두 개장 4년 후인 2015년께 준공되기 때문에 부두운영 지원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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